🌊 “강남, 언젠가는 가라앉는다?”– 강남에는 왜 이렇게 싱크홀이 많을까?

우리가 몰랐던 강남의 ‘속사정’

서울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 가장 비싼 아파트가 즐비한 곳,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 그 중심에 있는 ‘강남’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일종의 브랜드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반포, 잠원, 압구정, 대치동… 이곳에 한 채라도 집을 가진다면 인생이 바뀔 거라고 믿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강남의 겉모습이 아무리 반짝이고 고급스러워 보여도, 그 속은 생각보다 위험하고 허술한 구조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 전문가는 강남을 두고 “속이 비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었다’는 말은 단순히 감정적인 비유가 아닙니다. 물리적이고 지질학적인,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를 의미하는 경고였습니다.

 

화려한 도심 아래 감춰진 구조적 취약성과 그로 인한 침수, 싱크홀, 집안 침하 등은 이미 여러 차례 경고 신호를 보내왔지만, 우리는 그동안 그것을 외면해왔습니다. 왜일까요? 아마도 ‘강남’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화적 이미지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환상에서 벗어나, 우리가 발 딛고 사는 땅이 정말 안전한지, 그 뿌리를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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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남은 원래 사람이 살던 땅이 아니었습니다

강남이라는 지역은 애초에 사람이 살기 적합한 땅이 아니었다는 사실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지금의 반포나 잠원, 압구정 일대는 본래 한강이 범람하면서 만들어낸 모래톱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반포에서 살았던 김시덕 학자는 “어릴 때만 해도 바지 무릎까지 물이 찰 정도로 자주 침수되었고, 고수부지에는 펄이 쌓여 빠져나오지 못한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합니다. 이 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한강 하류의 수위를 조절하고 공유수면을 매립하면서부터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강남은 애초에 도시를 위한 기반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든 땅’이라는 것입니다. 댐을 통해 수량을 줄이고, 바닷물을 막고, 펄과 모래가 가득한 땅 위에 억지로 도시를 얹은 셈입니다.

 

그런 이유로, 강남의 상당수 지역은 여전히 물이 몰리는 지형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언덕 위에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문제는 그 사이 계곡처럼 패인 지역입니다. 바로 그곳에 도로와 지하철, 아파트 단지까지 밀어 넣은 결과, 물길을 막고 다시 새로운 침수의 위험을 만들게 된 것이죠.

 

2. 침수와 싱크홀 – 이미 시작된 경고

2022년 여름, 강남 도심 한복판이 물에 잠긴 충격적인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반포와 서초 일대 도로가 순식간에 강처럼 변했고, 일부 시민들은 버스 안에서 물이 허벅지까지 차올라 탈출해야 했습니다. 이 상황은 단순한 폭우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고된 참사’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여의도와는 달리 강남은 도시계획 없이 선만 그어 세운 지역이었고, 기반 시설도 그만큼 부실했습니다. 하수관로는 낡았고, 배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며, 그나마 새로 설치하려는 시도마저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습니다. 대치동이나 개포동에서 배수장 하나를 새로 만들려 했을 때, 일부 주민들은 재건축에 방해가 된다며 반대했죠.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단지 침수만이 아니라, ‘싱크홀’이라는 더욱 위험한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강남과 강동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싱크홀 사고들은 단순한 돌발 상황이 아닙니다. 본래 사람이 살지 않았던 땅, 모래와 물이 많은 지형 위에 무리하게 건물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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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하화와 노후 인프라 – ‘보이지 않는 위험’의 실체

한국은 도시를 개발하면서 지하공간을 무분별하게 사용해왔습니다. 보기 싫은 것, 냄새나는 것, 위험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지하로 내려보냈죠. 하수도, 전선, 통신망, 쓰레기 처리 시설까지… 그런데 문제는, 이런 지하시설물들이 지금 하나씩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하공간은 처음에는 설치가 쉽고 빠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유지·보수가 굉장히 어렵고 비용도 급격히 증가합니다. 결국 이 비용 부담을 피하고자 ‘눈 감고 덮어두는’ 방식으로 이어졌고, 지금의 침하, 싱크홀, 지하수 역류 등의 형태로 결산서가 날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건설비 상승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공사 품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무리한 개발은 또 다른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아파트만 비싸진 것이 아니라 토목공사조차도 비용은 올라가는데 예산은 제한되어 있어, 결국은 어딘가에서 균열이 터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입니다.

 

4. 지도는 있었지만, 집값 때문에 감췄습니다

2022년 홍수 당시, 환경부는 이미 위험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지도는 공개되지 않았고, 결국 언론을 통해 겨우 종이 출력본이 공개된 것이 전부였습니다.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고, 시민들의 사망 사고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뒤늦게 일부가 공개되었죠. 지금 서울시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하침하 위험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이런 위험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합니다. 오히려 정보를 정확히 알면, 시민들이 조심하고 대비할 수 있게 되는데, 우리는 여전히 “모르면 안 무섭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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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강남은 지금도 위험하다 – 대피할 준비는 되어 있으신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강남의 화려한 아파트 단지 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위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싱크홀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결과입니다. 침수도 예외가 아니라 반복될 가능성입니다.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강남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물이 넘칠 것이며, 싱크홀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요. 만약 비가 오고 하수가 역류하기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지대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버스 안에 갇혀 있거나, 지하철 역 안에서 물이 차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하는 도박입니다. 도로 아래는 맨홀 뚜껑이 열려 있을 수 있고, 전기 합선으로 감전될 위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책임지는 공간이 바로 우리가 딛고 있는 ‘땅’입니다. 강남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었던 이 땅의 진짜 모습, 그 실체를 이제는 직시할 때가 되었습니다.